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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상조사법성게82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12-30 [04:30] 조회 299

기포의 새벽 편지1082
의상조사법성게82
동봉


중도中道 테이블table(2)
신묘하신 다라니여 다함없는 보배로서
온법계를 장엄하니 진실하온 보전일세
바야흐로 실제세계 중도자리 앉게되면
예로부터 부동함을 이름하여 부처로다
이다라니무진보以多羅尼無盡寶
장엄법계실보전莊嚴法界實寶殿
궁좌실제중도상窮坐實際中道床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

대승불교의 중도설中道說은
유교의 중용설中庸說만큼이나 유명하다
중도는 두 극단極端을 떠난 설이다
있음有과 없음을 비롯하여
텅빔眞空과 충만妙有
영원常과 허무無常
생김生과 소멸滅
감去과 옴來
기쁨喜과 노여움怒 등
양 극단에 머무름을 경계하는 가르침이다

저 유명한《반야바라밀다심경》의
육부증도六不中道에서는
생하지도 않고不生
멸하지도 않으며不滅
더럽지도 않고不垢
깨끗하지도 않으며不淨
늘어나지도 않고不增
줄어들지도 않는다不減고 가르치신다
'중도中道'는 '가운데 길'이기도 하지만
'가운데中 진리道'라고도 풀이된다
도道가 타오Tao의 개념이기도 하고
로드road의 개념이기도 한 까닭이다

'중中'은 극단을 벗어난 중립中立이다
이 세상의 모든 법은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다시 보면 이 세상 모든 법은
생하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며
더럽기도 하고 깨끗하기도 하며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하나 다시 한 번 실체를 확인해 보면
질량質量은 늘거나 주는 일 없이 동일하다

그런 뜻에서 '중도中道'의 가르침은
으레 중립의 가르침이면서
동시에 '부동不動의 가르침'이다
이 의상조사《법성게》마지막 게송偈頌이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임은
바로 이 부동의 진리를 드러냄이다
도道를 길 도道 자로 읽느냐
도리 도/이치 도道 자로 읽을 것이냐
말씀 도道 자 따위로 읽을 것이냐에 따라
앞에 오는 가운데 중中 자의 새김이
전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세상은 온통 길에서 길로 이어져 있다
세상이 비록 넓다지만 전체를 놓고 보면
길과 길 아닌 곳 두 구역 밖에 없다
그것도 사람에 국한시겼을 때 그럴 뿐
사람 밖 다른 생명들이 다니는 길에서 보면
모두가 길이고 길이고 또 길일 뿐이다
길이 있는 곳은 있는 길이기에 다니고
길이 없는 길은 새로 길을 내면서 다닌다
옛 사람들은 '길없는 길'을 내세우기도 했다

사람이 못다니는 길이란 없다
지극히 좁은 길은 몸이 빠져나갈 수 없기에
길을 낼 수 없다 하고 다닐 수 없다 한다
반드시 몸이 빠져 다녀야만 길일까
마음이 빠져다니는 길은 길이 아닐까
마음까지 다닐 수 있는 길이 아니라 해도
세상에는 참 많은 길들이 있다
골목길이 있고
오솔길이 있고
샛길이 있고
발길이 있고
마을길이 있고 정이 오가는 길이 있다

산길이 있고
들길이 있고
논두렁 밭두렁 길이 있고
돌다리 길이 있고 외나무다리길이 있다
고속도로가 있고 기차길이 이어져 있다
바다에는 바닷길이 있고
하늘에는 하늘길이 있으며
물고기가 헤엄치는 길이 있고
참새길 기러기길 철새길이 있다
물길이 있고 개미 다니는 길이 있고
다람쥐길 청설모길 쪽제비길이 있다

작은 틈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문틈새로 두런두런 이야기가 새어나간다
세상에 길 아닌 곳을 찾을 수가 없다
아주 꽉꽉 막혀있는 듯싶은데
막힌 사이사이로 흐르는 시간이 있고
생명의 숨결이 흐르고 있고
생각과 생각이 이어져 전해지고 있다
이들을 나는 모두 길道이라 부른다
이들을 나는 생명의 이야기道라 부른다
이들을 나는 삶의 이치道라 부른다

가운데 중中 자는 맞을 중中 자다
화살이 과녁에 가서 들이맞듯 맞음中이다
열댓살 어렸을 때였다
동네 어르신 한 분이 중풍中風이었다
옆에 계시는 아버지께 여쭈었다
"아부지, 저 분은 왜 입이 돌아가셨어유?"
아버지가 내 손을 끌어당기며 말씀하셨다
"음, 그래 중풍中風 때문이란다."
"중풍이유, 아부지?"
"그래, 가운데 중中 바람 풍風, 중풍이야."
"그럼 아부지, '가운데 바람'인가유?"

그때 아버지는 막내 아들 앞에 살포시 앉으시며
나와 눈 높이를 맞추신 뒤 말씀하셨다
"나는 한문은 잘 모르지만 말이다
이때는 가운데 중中이라 하지 않고
맞을 중中이라 한다더구나
'가운데 바람'이 아니라 '풍風을 맞中은' 거지
어때? 이제 이해가 좀 가겠느냐?"
나는 그 때 날 이해시키기 위해 애쓰시던
그리고 그토록 자상하시던 아버지 표정을
50년이 넘었지만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중도中道'의 '중中'은
양 극단을 떠난 '가운데 길中道'이면서
동시에 그 길道에 '들어맞음中'이다
크고 작은 생명붙이가 '걸어路가는 길道에
알맞게的 알맞게的 들어中맞음中이다
닫는 생명붙이가 다리로 기어가는 길에
알맞게 알맞게 들어맞음이고
날 생명붙이가 날갯짓으로 날아가는 길에
알맞게 알맞게 들어맞음이 중도中道다
도道가 길道이 아니고 삶의 이치道라면
삶의 이치에 딱딱 들어맞음이 중도中道다

불교에서 말씀하는 중도中道는
치우침 없는 '가운데中 길道' 만이 아니라
생명들의 삶道에 척척 들어맞음中이다
애써서 꿰어 마춤이 아니라
강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어미젖을 찾아가듯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 중도中道다
야생에서 갓 태어난 어린 사슴이
세상에 태어난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천적을 피해 달릴 수 있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길이 중도中道다

아침이면 꽃잎을 열어 햇살을 받아들이고
저녁이면 오무라드는 나팔꽃 모습이
삶의 이치道에 딱딱 들어맞는中 것처럼
자연의 질서에 흐트러짐이 없는 게 중도다
사람으로서의 삶의 이치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법칙이 도道요
그 생명의 법칙에 자연이 잘 들어맞음이
이른바 적중中의 세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직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는 필요한 것이
반드시 산소酸素oxygen라고 한다면
필요한 것이 제때에 공급됨이 중도中道다

의상조사가《법성게》에서 노래한
'바야흐로 실제세계 중도자리 앉게되면'은
수행자들이여! 양극단을 벗어나라
치우치지 말고 가운데로 걸으라
좌편향에도 집착하지 말고
우편향에도 집착하지 말라
위만 쳐다보지도 말고
아래만 굽어보지도 말라
과거에만 매어있어도 중도가 아니듯이
미래에로만 달려나아감도 중도는 아니니라
어느 한 극단에 치우침을 경계하노라
이것이 이른바 중도中道 테이블床이니라

이 말씀이 '중도테이블'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의상의 '중도 테이블에 앉으라'는 말씀은
으레 위의 '가운데中 길道'도 가르치지만
보다 근원적인 중도中道의 가르침은
생명의 삶의 이치道에 잘 들어맞음中이다
잘 들어맞는中 삶의 이치道야말로
세상을 화장장엄세계床로 만들어감이다
꽃으로 꾸며진 화엄華嚴의 세계
이처럼 아름다운 화엄세계를 만들 때
중도는 저절로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태음력이 아니라 태양력은
이제 오늘과 내일 이틀이 지나고 나면
2017년은 역사의 저편으로 저문다
우리, 어떤 시간도 아쉬워하지 말자
우리 중도中道 테이블床에 앉아
잘 들어맞는 마음으로 새 역사를 맞이하자
잘가라! 2017년의 지는 낙조여!
솟아라! 2018년의 새로운 태양이여!


12/30/2017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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