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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구니 ] 화엄경의 사상 (7)
이름 운영진 날짜 2001-09-19 [22:13] 조회 7700
 
[번  호] 166        [등록일] 2001년 05월 29일 16:40      Page : 1 / 31
[등록자] 마구니          [조  회] 4 건           
[제  목] [ 마구니 ] 화엄경의 사상 (7)                               
───────────────────────────────────────
화엄경의 사상


(1) 무한세계의 보살행


화엄경전

  <화엄경>(상세하게는 <大方廣佛華嚴經>)은 대승불교의 근본인
보살행을 극히 조직적으로 설한 경전이다. 이 경은 한역으로 60권
또는 80권의 분량에 이르는 방대한 경전이지만, 전체가 일시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 유사한 주제에 다라 별도로 작성되었던 몇 몇
경전이 어느 시기에 통일·편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경들은 종종 단독으로 유포되기도 하였다. 이제 편집이 완성된

<화엄경>의 텍스트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대방광불화엄경> 60권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역
          (418∼420년) (약칭 <육십화엄>)
  2. <대방광불화엄경> 80권 실차난타(實叉難陀)역 (695∼699년)
          (약칭 <팔십화엄>)
  3. 티벳역(동북대학목록 No.44, 영인북경판목록 No.761)

  한역은 이외에 일부분의 이역본이 20부 이상에 이른다.
<육십화엄>은 8회 34품, <팔십화엄>은 9회 39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는 품의 구분의 차이로 내용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팔십화엄>이 일반적으로 읽히고 있으나, 품의 구성은
<팔십화엄>이 보다 합리적이다. 티벳역은 4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엄경> 전체의 산스끄리뜨본은 현존하지 않는다. 그중의
십지품(十地品, <팔십화엄>의 제26품)과 입법계품(入法界品,
<팔십화엄>의 제39품)에 상당하는 2종의 산스끄리뜨본이 현존할
따름이다. 이는 본래 독립된 경전으로 유포되었던 것으로,
네팔에서는 '9법' 가운데의 하나로 헤아려지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독립하여 전역되고 있다.

  <화엄경>의 8회 또는 9회의 구성은 <대반야경> 16회가 16종의
경을 편집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종류의 경을
편집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첨부된 도표는 <팔십화엄>의 품을
기준으로 하여 <육십화엄>·부분적인 이역들·산스끄리뜨본을
대조한 것이다.


무한세계

  화엄이라는 말의 원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논의되고 있지만,
그 의미는 불타의 세계를 꽃으로 장엄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름과도 같이 <화엄경>의 서술은 실로 화려·장엄하다.

  이 경은 옛부터 석존이 깨달음을 얻은 직후 그 내관의 세계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첫머리의 서술에
의하며, 석가불은 마가다국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그 깨달음의
장소인 보리도량에서 해인삼매(海印三昧)의 선정에 들었다. 그리고
몸에서 빛을 발하면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라는 광대한
우주적인 붓다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비로자나(또는 毘瀘舍那)는 Vairocana의 음역으로 빛나는 것,
태양의 의미이다. 태양의 빛이 만물을 비추듯이 이 불타는 우주의
일체를 비추며 일체를 포괄한다.

  비로자나불로부터 빛이 방사되자 시방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밝게
드러나고, 그곳에 사는 무수한 보살·신 등은 이 불타의 정토인
연화장(蓮花藏)세계의 장엄함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연화장세계는
10층으로 이루어진 무수한 풍륜(風輪)으로 받쳐져 있으며, 그중
가장 위의 풍륜은 일체의 향수의 바다를 받치고 있다.

  이 향수의 바다 가운데에 큰 연꽃이 있으며, 다시 이 연꽃은
연화장장엄세계의 바다를 받치고 있다. 그리고 이
연화장장엄세계의 바다는 금강산으로 위요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무수한 양수의 강이 흐른다. 또한 이 강은 향수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 세계는 일체가 연꽃·보석·진주·보배로운 나무
등으로 장엄되어 있으며, 광명·염운(焰雲)이 감돌고 신묘한 음악이
연주되며 그윽한 향기가 가득하다.

  이 연화장세계의 중심에 비로자나불이 좌정해 있으며, 다시 이
세계의 주위에 무수한 세계가 인접해 있고 그 각각의 세계에
붓다가 단정히 앉아 무수한 보살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규모는 이것으로 다하지 않는다. 이 연화장세계와 동일한 세계가
열 방향(十方)으로 무수히 존재하며, 그 하나하나의 세계에 붓다가
앉아 있다.

  이와 같이 <화엄경>은 마치 천문학적인 무한한 세계의 모습을
풍부한 상상력으로써 눈에 보이는 듯이 화려하게 묘사하고 있다.


비로자나불

  그런데 비로자나불은 명상에 들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설법을
하는 것은 비로자나불을 위요하고 있는 많은 보살·신·천자·천왕
등이다. 그들이 붓다의 신력을 받아 차례로 등장하여 비로자불의
세계를 찬탄하며, 붓다를 대신하여 설법하고 있다. 물론 설법의
주체는 보살이다. 다양한 보살이 등장 하지만, 그중 대표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문수사리보살과 보현보살 두 사람이다.

  문수사리보살의 등장은 <화엄경>이 일반적인 대승경의 사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반야경>의 공의 사상과 관계가
깊음을 나타낸다. 공사상의 영향은 경 전체에 나타나 있어 그
형식적 증거를 일일이 지적할 필요가 없다.

  보현보살은 무한한 세계에서의 보살행의 실천자를 구체적으로
상징하는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현보살은 <화엄경>의
정신을 대표한다. 그는 비로자나불과 마찬가지로 일체의 세계에
몸을 두루 나누어 광대무변한 보살행을 발원하고 실천한다.

  <화엄경>에는 보살행을 10의 수로 조직하여 설하는 특색이
있다. 10은 충만한 수이므로 이에 의해 무한성과 완전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비로자나불은 우주적인 붓다로서 일체의 존재에 편재한다. 이
경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에 의하면 붓다의 한 터럭 구멍 속에
일체의 세계가 들어 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도
두루 붓다가 현현하며, 이곳에 일체의 국토를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한 개체 가운데에 만물이 들어 있고, 한 순간 속에
영원히 포함되어 있다는 소위
일즉일체(一卽一切)·일체즉일(一切卽一)의 세계관이 제시되고
있다.

  붓다의 본질은 진리와 합일한 '법신(法身)'이며, 이는 곧 우주의
진리와 동등하다. 붓다는 이르는 곳마다 몸을 현현하며, 세계의
일체의 존재는 붓다의 진리를 드러낸다.

  이와 같은 우주적 진리를 표현한 세계가 '법계(法界)'이며, 이는
곧 연화장세계의 정토에 다름아니다. 법계라는 말에는 모든 존재의
근원·요소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일체의 존재는 그 진리를
드러낸다. "불신(佛身)은 법계에 충만하여 두루 일체중생 앞에
현전한다. 연에따라 그리고 체험에 따라 두루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불신은 항상 이 보리좌에 앉아 있다."<팔십화엄> 제2장
여래현상품).

  이와 같은 <화엄경>의 붓다관은 범신론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일견 그와 같이도 생각되나, 비로자나불은 전혀 비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며 그 정토인 연화장세계는 비로자나불의 전세(前世) 이래의
서원의 힘에 의해 가능케 된 것이다. 즉 비로자나불은 다른 붓다의
경우와 같이 의지적 노력에 의해 성불을 이룬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범신론이라는 규정은 옳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 인격성이
희박함은 부정할 수 없다.

  비로자나불은 석가불이 선정에 들어 현출한 붓다의 모습이므로
본체는 석가불과 다르지 않다. <육십화엄> 이전에 한역된
부분적인 다른 번역본에서는 비로자나불이 언급되어야 할 곳이
석가모니불로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또한 <화엄경> 가운데 일찍
성립되었고 그 사상의 중심이 되는 십지품(<십지경>)에도
비로자나불의 이름은 한번 밖에 언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의 성립과정에서 처음에는 단순히
석가모니불로 생각되었으나 점차 비로자나불의 성격이 강조되었던
것이 아닌가 상상된다.

  붓다와 보살의 관계에 대해 <화엄경>은 하나의 틀을 제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설법의 주역은 보살들로서 비로자나불은 그
배후로 물러나 있다. 그러나 보살은 붓다의 신력·위력을 받아
행동하는 것으로 소위 붓다의 대변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화엄경>의 보살은 주로 높은 지위의 보살로서,
붓다에 준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전성립사의 문제

  <화엄경>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립되었는가? 용수의
<대지도론>에 십지품과 입법계품이 인용되어 있으므로 이 두
부분은 일찍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십지품은
<화엄경>의 중심사상이므로 이 부분이 가장 일찍 성립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부분을 십지품으로
한정하는 견해에는 문제가 있다.

  <화엄경> 전체의 성립사적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대체적인 윤곽만을 지적하기로 한다.
<화엄경>은 10의 수로 조직된 각종의 보살행을 설하는
제2∼제7회(<팔십화엄>)의 부분이 중심이 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처음부터 잘 정리된 것으로 일시에 성립된 것인가, 또는 별개로
성립된 경전이 후에 정리된 것인가?

  80권본 <화엄경>은 그 제7장(제2회의 첫 품) 여래명호품에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廻向)·십장(十藏)·십지(十地)·
십정(十定)·십통(十通)·십정(十頂)의 설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이름만이 열거되고 있을 따름으로 그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이들은 대개 위의 순서로 그 이후의 여러 장에 걸쳐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여래명호품의 부분이 일찍이 성립된 것인가
또는 새로이 성립된 것인가가 문제이다. 만약 전자라면 일시에
성립되었을 가능성이 강하며, 후자라면 후에 정리되었을 가능성이
강하다.

  일찍이 중국에 전래된 경전들을 보면, 가장 오래된 한역경전인
지루가참역(178∼189년)의 여러 경 가운데 <화엄경>의 부분적
이역인 <도사경>이 현존한다. 그런데 이는 대체로 <팔십화엄>의
제7장 여래명호품·제9장 광명각품에 상당한다. 이보다 약 30년
후인 222∼228년에 번역된 <보살본업경>은 대체로
여래명호품·광명각품·정행품(제11장)·십주품(제15장)의 일부에
상당한다.

  그리고 이보다 약 반세기 이후인 270∼310년경에는
정행품·십주품·십지품(제26장)·십정품(제27장)·여래출현품(제37
장)·이세간품(제38장)의 각각에 상당하는 부분적 이역이 나오고
있다. 이는 현존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이지만,
번역되었음에도 오늘날 전하지 않는 것을 보면 220∼300년경에
여래출현품·이세간품·입법계품(제39장)의 각각에 상당하는
경들이 번역되었다.

  이에 의하면 여래명호품의 번역이 가장 앞선다. 따라서 이 품의
성립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여러 장에
상당하는 것이 각각 독립된 경으로 번역, 널리 유포되었음을
고려할 때, 아마도 여래명호품에서 10의 수로 조직된 보살행의
전체적 구상이 이루어지고 이에 기초하여 그 이후의 여러 장이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작성되지 않았나 추정된다.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2회에 속하는
여래명호품·광명각품·정행품·십주품 정도가 가장 일찍이
성립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이어 10의 수로 조직된 보살행이
그 연장으로 작성되었으며, 한편으로는 이와 평행하여
입법계품·이세간품·여래출현품 등이 각각 독립된 경전으로
작성되지 않았을까 한다.

  10의 수로 조직된 보살행의 첫머리에 십주가 거론되고 있는 점,
후에 설명하겠지만 초기대승에서 십지의 학설보다 십주의 학설이
먼저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점에서 십주품 이후에
십지품이 성립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화엄경>에는 수많은 보살이 등장하지만, 그 주역은
<팔십화엄>에 있어 제1회는 주로 보현보살, 제2회는 거의
문수사리보살, 제3∼제6회는 <화엄경>의 독자적인 보살로
생각되는 감강장을 비롯한 여러 보살, 제7회는 주로 보현보살,
제8회도 보현보살이다. 그리고 제9회는 문수사리와 보현이 함께
등장하지만 보현 쪽이 주역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성립순서를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즉
초기의 대승경전들에서 공통으로 신봉되었던 문수사리보살을
주역으로 하는 제2회의 부분이 처음으로 성립되고, 그후
<화엄경>의 독자성이 강조됨으로써 이 경의 독자적인 보살이
등장하는 제3∼제6회가 작성되었다. 그리고 이와 병행하여
비로자나불의 보편성이 강조됨으로써 보현보살이 등장하는 부분이
작성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로자나불의 화장(華藏,
연화장)세계의 정토를 기술하는 제1회는 아마도 가장 늦게
성립되었을 것이다.

  여하튼 오래된 부분은 1세기경에 성립되었으며, 4세기경까지에는
현재의 형태로 편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까모도씨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보살본업경>에 <화엄경>의
원시형태가 나타나 있다고 간주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명호품·광명각품.정행품·승수미정품·묘승전상설게품·십주품이
먼저 성립되고, 그후 제2제·3회→제4·제5·제6회(십지품
부분)→제8회(입법계품을 편입)→제1회→제6·제7회(편입)의 순서로
증광되어 현재의 <육십화엄> 8회의 체제가 확립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편찬의 순서이므로 편입되니경은 당연히 편입된
시점 이전에 성립되었던 것이다.


(2) 붓다에 이르는 길

십계위설의 성립

  <화엄경>은 보살행을 10의 수로 정리하여 설명한다. 특히
수행의 계위로서의 십지(十地)의 설은 그 백미이다. 물론 이외에
십주(十住)의 설도 있다. 그러나 10계위설은 다른 경전에도
제시도고 있어, 이를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은 제가지의 모형을
얻을 수 있다. 계위의 명칭만으로는 그 의미·내용을 거의 알 수
없으나 지면관계상 그 설명은 생략한다.
-----------------------------------------------------
    산스끄리뜨어  <마하    화엄경등의      이만오천송        화엄경의
    바스뚜(大事)>의 십지    십  주    <대품반야>의 십지    십  지
----------------------------------------------------------------
1        難    登          初發心住        乾 慧 地        수 喜 地
2        結    慢          治 地 住        性    地        離 垢 地
3                          新學菩薩        八 入 地        發 光 地
4        華    飾          修 行 住        見    地        焰 慧 地
5        明    ?          生 貴 住        ?    地        *難 勝 地
6        廣    心        具足方便住        離 欲 地        現 前 地
7        具足妙色          正 心 住        已    地        遠 行 地
8        *難    勝          不 退 住      벽支佛(緣覺)地      不 動 地
9        生? 因緣          童 眞 住        菩 薩 地        善 慧 地
10        *王 子 位        *王 子 住        佛    地        法 雲 地
          *권 頂 位        *권 頂 住
                            補處菩薩
---------------------------------------------------

  이들 계위가 어떤 순서로 성립되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많으므로 이점에 괸해서 간단히 설명한다.

  십계위설은 불전(佛傳)문학의 경전류에서 석가보살의 수행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사용된 것이 처음일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마하바스뚜 Mahavastu, 大事)>(한역은 없다)의 십지설로서,
이것이 여러 대승경전에 채용되었다.

  십주설의 제9주와 제10주, 그리고 <화엄경> 십지의 제5지의
명칭은 각각 <마하바스뚜> 제9지·제10지·제7지의 명칭과
동일하다. 한편 <반야경>에는
초발심(初發心)보살·신학(新學)보살·불퇴(不退)보살·일생보처(一
生補處)보살(최고위)의 4종보살이 논의되고 있는데, 십주설은 이를
채용하여 성립된 것이다.

  이 네가지의 명칭은 십주의 제1·제2·제7·제10주의
명칭으로사용되고 있다. <이만오천송반야경>의 십지는 소승불교의
수행계위의 개념이 사용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이는 대·소승 공통의 십지(共十地)로 불리지만, 그
유래는 확실치 않다.

  최근 히라까와씨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만오천송반야경>은 10계위설 및 십주설을 알고
있었으나 경 안에서 명칭이 정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십주설에 대하여 자신의 주장의 독자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소승불교의 수행계위의 개념을 차용하여 보살을 위한 십지설을
구성하였을 것이다." 이에 대해 <화엄경>의 십지설은 아마도 가장
늦게 성립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종전의 여러 설을 참조하여
구성함으로써 내용도 가장 정돈되어 있다. <반야경>의 십지에
대해 이를 순수한 대승의 십지(단, 보살지)라고 한다.


발심의 중시

  <팔십화엄>의 제2회에서 제6회에 이르는 부분에는
십주·십행·십무진장·십회향·십지 등, 10의 보살행이 각 장의
주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 등지에서는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의 설을 기초로 하여
범부로부터 점차 향상하여 불타에 이른 50계위로서
십신(十信)·십주·십행·십회향·십지의 설이 여기에 제시되어
있다고 해석하였다.

  이 경우 십주 이전의 십신은 제2회에서 설명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제2회 중의 정행품에는 보살이 재가생활을 한 후 출가하여
지계(지계)의 수행을 달성해 가는 과정을 백 수십항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단계에서 항상 서원을 세워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보살행의 근원이 서원을 세우는 마음에 있다는 점, 그리고
이는 수행계위의 상하에도 불구하고 늘 필수적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원의 마음이 신심·보리심으로 표현된다.
  <화엄경>은 처음으로 보리심을 일으키는 일, 즉 초발심을 극히
중시한다. 그리하여 '초발심공덕품'이라는 장을 별도로 구분할
정도이나, 십주품의 시구에도 초발심의 설명이 매우 상세하며,
범행품에는 "처음에 마음을 발할 때, 곧 정각을
이룬다"(<육십화엄> 제12장)고 하는 주목되는 발언이 있다. 또한
신심에 대해 현수품에는 "믿음은 이 도의 으뜸, 공덕의
어머니이다."(<육십화엄> 제8장)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마음을 중시하는 사상이 되어
야마천궁설게품(<육십화엄> 제16장)은 "마음은 교묘한
그림장이(畵師)와 같다. 갖가지의 오음(五陰)을 그려 법을 이루지
않음이 없다. 불(佛)도 마음과 같다. 마음과 불과 중생, 이 셋에
차별은 없다"라고 한다.

  <반야경>과 비교해 볼 때, <화엄경>이 초발심을 극히 중시함을
알 수 있다. <반야경>에 있어 초발심의 보살·신학의 보살은
반야바라밀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며 이를 들을 때 마음에
두려움이 생기므로 그의 앞에서 이 가르침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이에 비해 <화엄경>의 초발심은
실질적으로 극히 높은 지위에 있는 것이다.

  <화엄경>의 보살행은 전체가 초발심으로부터 시작되는 50계위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보다는, 오히려 10단계로
조직된 여러 형태의 보살행이 초발심을 출발점으로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보살에서 불타에로 --- 십지품의 가르침 

  십지품은 <십지경>으로 불리는 독립된 경전으로 널리 유포되어
있다. 그 첫머리에 이 경의 가르침은 타화자재천(他華自在天)이라는
천계에서 설법된 것이라 한다. 제1회에서 제6회에 이르는 동안
설법의 장소는 지상→도리천→야마천→도솔천→타화자재천으로
점차 향상되어 간다. 이러한 타화자재천은 최고의 천계이다. 그리고
후반부의 십지에 관한 설명에서는 타화자재천이 제7지를 닦은
보살이 태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제1 환희지는 보살이 불지(佛智)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킬 때, 그
마음에 성불에 어울리는 다양한 성질이 갖추어져 환희가 발생하는
계위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설명의 첫머리에 사람이 이 마음을
처음 일으킬 때 범부지를 지나 보살의 계위에 이르고, 여래의 집에
태어나며, 세간을 떠나 출세간의 도로 들어간다고 한다.

  결국 초발심의 초지(初地)에서 이미 출세간의 높은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학자들은 십지품이 성립되었을 당초에는
환희지가 이와 같이 높은 계위로 간주되지 않았으나, <화엄경>이
편찬될 때 십주 앞에 십지·십행·십회향 등의 게위가
위치하였으므로 높은 계위로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초발심의 의의를 극히 높게
평가함이 이러한 사상으로 표현된 것으로 십지품 본래의 설이
아닌가 한다.


제2 이구지는 십선도(十善道)를 지켜 염오된 상태를 떠나는
계위이다. 이 계위에서 보살은 자신의 수행에 힘쓸 뿐만 아니라,
이에 의해 일체중생을 제도한다. 즉 보살의
자리즉이타(自利卽利他)의 입장이 제시되어 있다.

  제3 발광지는 지혜의 빛이 밝게 빛나는 계위이다. 보살은
일체유위법의 무상·고·부정(不淨)을 여실히 관하여 고뇌의
세계로부터 중생을 구원하며, 법을 관하고 법을 들음으로써 지혜의
빛을 얻도록 노력한다.

  제4 염혜지는 지혜의 빛이 화염과 같이 그 빛을 더하는
계위로서, 이곳에서 삼보에 대한 믿음의 확립 등에 의해 여래의
가족으로 태어나는 자격을 얻는다. 그리고 번뇌를 떠나는 '사(捨)'의
실천을 중심으로 많은 수행을 한다.

  제5 난승지는 무엇에도 굴복되지 않는 계위로서, 평등한
청정심을 갖게된다. 고집멸도의 사제를 관하며, 진리에 미혹된
중생에 자비심을 갖고 중생의 구호·이익·안락을 노력한다.

  제6 현전지는 공(空)·무상(無常)·무원(無願)의
삼해탈문(三解脫門)으로 제시되는 공의 세계가 있는 그대로
현현되는 계위로서, 이는 일체법이
무상(無相)·불기(不起)·불생(不生)·적정(寂靜)·불이(不二) 등의
평등성을 관찰함으로써 도달된다.

  여기에서 보살은 십이인연의 각 지를 순차로 관하여 연기는
무아·무자서임을 깨닫는데, 이 경우 "이 삼계에 속하는 것은 모두
유심(唯心)이다. 여래에 의해 설해진 이 십이유지(十二有支)도 모두
마음에 의지한다(삼계는 허망하여 단지 이 마음이 지어낸 것이다.
십이인연분(分), 이는 모두 마음에 의지한다)"라는 유명한 가르침이
제시된다. 이는 후세에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있지만, 미혹의 세계
전체가 마음에 의해 성립되었다는 사실, 즉 미혹과 깨달음은
마음으로 통일됨이 함의되어 있다.

  제7 원행지는 번뇌가 활동하는 경지 또는 이승(二乘)의 경지를
멀리 초월해 가는 계위이다. 초지 이래 번뇌에서 벗어나는 수행을
하여 왔지만, 번뇌는 계속 잔존한다. 여기에 이르면 번뇌가 아직
잔존하면서도 실제로는 활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력을 의식함이
없이 수행을 달성한다.

  제8 부동지는 일ㅊ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계위로서,
불퇴지(不退地)라고도 불리나. 심·의·식(心意識)의 분별을 떠나
노력을 의식하지 않으며, 세간이건 출세간이건 어떠한 관념도
나타나지 않는다.

  제9 선혜지는 현실을 잘 관찰하는 지혜를 여실히 드러내는
계위로서 경은 여기에서 보살이 실질적으로 붓다의 능력을
발휘함을 인정한다. 제8지에 이르기까지 보살은 주로 현실세계의
차별상에서 벗어나는 방햐으로 노력하였지만, 여기에서는 오히려
번뇌와 업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한다. 이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의 제10 법운지는 이에 도달하면 보살은 무수한
붓다에게서 무량한
대법명(大法明)·대법조(大法照)·대법우(大法雨)를 받으므로 이와
같이 불린다. 여기에서는 무수한 삼매가 차례로 나타나며, 그 직후
대보왕연화(大寶王蓮花)가 출현한다. 보살은 이곳에 앉아 전신에서
광명을 발한다. 그리고 마음대로 일체의 불국토의 장엄함을 보이며,
무수한 몸을 나투어 중생을 구제한다.

  이상의 십지에서 번뇌를 초월한다는 의미에서 실질적으로 수행을
완성한 계위는 제7지인데, 이 경지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타화자재천으로서 십지품이 설법되는 장소이다. 이와 같이
보살에서 붓다에 이르는 저민적인 실천을 설하는 십지설은 후에
유가행파의 학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재동자의 구도 --- 입법계품의 가르침

  마지막 장인 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善財童子)의 구도가
이야기되고 있다. 불타는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舍衛城,
Sravasti)의 기원정사에 머무르고 있을 때, 신력으로써 우주적인
광대한 몸과 국토를 현출케 한다. 그의 한 몸은 일체의 세계에
편재하며, 그의 한 터럭 구멍에는 일체제불과 국토가 나타나 한
티끌에는 일체의 법계가 시현된다. 많은 보살의 우두머리는
보현보살·문수사리보살인데, 문수는 남쪽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법을 설한다. 문수의 가르침을 받은 선재동자는 그의 권유에 따라
보사행을 완전히 체득하기 위한 구도의 여행을 남쪽으로 떠난다.
이 저신적 편력의 여행이 이장의 주제이다.

  선재동자는 차례로 53인을 방문하여 가르침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는 보현보살에게로 나아가 가르침을 받는다.
선재동자에게 가르침을 준 53인은 출가자만은 아니다. 그
가운데에는 재가의 신자·외도·바라문·신·국왕·장자·
상인·선원·부인·창부·소
년·소녀 등 모든 신분의 사람들이 포함된다. 이는 보살행이
출가·재가의 구별을 초월하며, 나아가서는
종교·계급·신분·연령의 구별을 초월한 보편적인 실천임을
나타낸다.

  선재동자는 51번째로 미륵보살을 방문하였다. 미륵은 동자에게
많은 사례를 들어 보리심의 중요함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는 문수보살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데, 여기에서 보살행이
광대무변함을 체득하고 보현보살을 사모하는 마음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났을 때, 보현보살은 붓다와 동일한
광대한 몸을 나투면서 동자에게 자신의 청정한 법신을 보라고
한다. 그리고 제불의 법계를 찬탄하며, 무한한 법신에 믿음을
가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점진적인 실천이라고 하는 점에서 입법계품의 가르침은 십지품의
보살행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십지품의 보살행이 높은 계위의
수행이라는 느낌을 줌에 대해 입법계품의 보살행은 평범한 서민의
일반적인 수행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그 배경에 비로자나불 즉
보편적인 붓다의 관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붓다의 편재성 --- 여래출현품의 사상

  제37장 여래출현품(<육십화엄>에서는 제32장
보왕여래성기품)에서는 무한한 붓다가 이 세상에 출현하는 의의를
고찰하고 있다. <화엄경>에는 일반적으로 보살의 실천에 대한
언급이 많지만, 여기에서는 주된 설법자가 보현보살이면서도 특히
붓다를 주제로 하고 있다. 보현은 붓다의 여러가지 덕성에 대해
많은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그런데 붓다의 편재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열가지 비유가 열거된다. 즉

  1. 허공이 일체의 사물에 편재하듯이,
  2. 허공이 광대하며 염오됨이 없는 바와 같이,
  3. 햇빛이 무량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듯이,
  4. 햇빛이 높은 산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차례로 비추어
    가듯이(붓다의 지혜는 상하의 계층을 평등하게 비치며),
  5. 햇빛이 선천적인 맹인에게도 은혜를 주듯이(붓다는 붓다를
    모르는 무지하고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도 은혜를 주며),
  6. 달이 다른 별의 빛을 감추어 누구에게도 보이듯이(붓다의
    지혜는 二乘을 감추어 청정한 마음의 중생에 항상 그 모습을
    드러내며),
  7. 대범천왕이 대천(大天)세계의 중생 앞에 두루 출현하듯이,
  8. 대의왕이 중생의 일체의 병을 치유하듯이,
  9. 대보주가 빛을 발하여 사람들을 그 색으로 물들게 하듯이
10. 대여의보왕(大如意寶王)이 중생의 고통과 재난을 소멸시키고
    희망을 갖도록 하듯이,
    붓다는 모든 곳에 출현하여 일체의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이와
같은 사상은 불지(佛智)가 일체중생에 내재한다는 사상을 가능케
하였다. "여래의 지혜는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 왜 그러한가? 한
사람의 중생이라도 여래의 지혜를 갖지 않는 자는 없다. 태양의
빛이 맑은 물그릇 속에 두루 그 그림자를 남기듯이, 여래의 빛은
법계를 두루 비쳐 모든 중생의 맑은 마음의 그릇 속에 그 그림자를
남긴다. 다만 그릇이 깨어져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지만, 이는
태양의 허물은 아니다."

  여래출현품은 <육십화엄>에서는 '여래성기품'으로 불린다. 이는
여래의 성질(種姓)이 제법에 두루 출현·생긴다는 의미이다. 이
사상은 후에 여래장사상으로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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