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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상조사법성게33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11-11 [05:30] 조회 88
 
기포의 새벽 편지1033
의상조사법성게33
동봉


존재와 시간(1)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
구세십세 모든시간 이리저리 엉켰으나
어지럽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뚜렷하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더라도 간間을 떠나서
다른 것을 우선으로 놓을 게 없다
간間은 사이 간間 자인데
첫째 문門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日이고
둘째 문門에 비친 달月 그림자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라 했는데
이는 반드시 문 틈만이 아니다
찬란한 아침 해가 숲 너머로 솟아오를 때
대각선diagonal line으로 비추는 햇살이다

이른 아침 숲속에 비추는 햇살이
무엇보다 찬란하고 상큼해 보이는 것은
바로 어둠과의 대립과 조화 때문이다
숲이 우거지면 반드시 어둠이 깃든다
햇살이 비추지 않으면 햇살이 없기 때문에
숲이 우거지면 숲이 어둠을 만드는 까닭에
햇살은 어둠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숲은 햇살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렇게 보나 또는 저렇게 보나
숲이 어두운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숲을 헤집고 비추는 햇살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밝음만이 아니라
밝음을 밝음으로서 온전하게 드러내주는
밝음의 소중한 벗인 어둠도 함께다
밝음이 없다면 어둠의 존재를 모르듯이
어둠이 없다면 밝음의 존재를 모른다
미리 결론부터 이끌어낸다면
밝음 없이 어둠의 존재 이유를 모르듯
어둠 떠난 밝음 또한 아무런 가치가 없다

나는 가끔 자동세차기 안에 앉아있을 때
기어gear를 파킹parking에 놓았으면서도
옆으로, 위로 세차기가 지나가면
세차기가 앞뒤로 지나가는 게 아니라
내가 앉은 차가 앞뒤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그럴 때 나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정지된 페달을 힘껏 밟으며 진땀을 흘린다
나는 타이어에서 전해오는 진동을 느낀다
이를《능엄경》에서는 '흐르는 언덕'이라 한다

20대 중반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나는《수능엄경首楞嚴經》을 읽으면서
'흐르는 언덕'의 비유가 나오자
세상에 이런 말씀도 있구나 하며 감탄하였다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의 흐름을 따르거나 거슬러 오를 때
노를 젖는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뱃전에 앉아 강언덕을 바라보는 사람은
배가 흐르지 않고 강언덕이 흐름을 느낀다
이때 느끼는 느낌을 두고
어떤 이는 배가 흐른다 하고
어떤 이는 언덕이 흐른다 하는데 뉘 말이 맞는가?

평소 사이間interval를 느끼지 못함은
틈 없음無間의 불편을 모르는 까닭이다
우선 사람이 숨 쉴 수 있다는 것은
21% 산소와 78% 질소 따위 공기로
호흡에 곤란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움직일 수 없도록
비좁은 공간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편은
몸을 조여오는 물리적 답답함도 있지만
숨 쉴 여백을 확보하지 못한 불안감 때문이다
인간은 코와 입으로만 숨을 쉬는 게 아니다

사이間에는 여러 가지 뜻이 들어있다
영어 갭gap을 비롯하여
디스탠스distance
스페이스space
오프닝opening 따위와
중간의 뜻 비트윈between도 있다
간間은 집의 칸살 수효를 세는 말이고
칸살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이기도 하다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이라든가
여덟 자240cm 평방,
아홉 자270cm 평방이다

사이 간間 자는 대쪽 간簡과 통하는 글자다
옛날에는 문門에 대나무를 그렸으므로
대쪽 간簡 자를 써서 문을 표현하였고
달 월月 자를 쓰거나 달그림을 그렸다 하여
한가할 한閒 자로 문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나중에 사이 간間 자가 생기면서
앞서 쓰던 한가할 한閒 자는
문門 틈으로 들어온 달月빛 즐기는
한가로움이 있다 하여 달리 쓰이게 된다
대쪽 간簡 자와 한가로울 한閒 자
사이 간間 자과 문 문門 자를 통하여
언어와 문자의 변천사를 느낄 수가 있다

얘기가 사이間 이야기로 시작해서
엉뚱하게 문門의 역사로 흐르기는 했으나
정작 여기서 얘기하고픈 것은
처음 주제 사이間를 다시 논하고자 함이다
'사이'라는 말은 매우 단순하다
첫째 어떤 물체와 물체 사이고
둘째 어떤 시각時刻과 시각 사이며
셋째 어떤 생각과 생각 사이고
넷째 어떤 세대와 세대 사이다
그리고 다섯째 사람과 사람 사이다
한자로는 이를 간間이라 표현하고 있다

세상은 사이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
사이間가 없無다면 이는 무간無間이다
잘 알다시피《천자문》첫머리가
하늘天과 땅地에서 시작하고
공간宇과 시간宙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간과 시간은 최초 어디에서 왔을까
천자문은 해日와 달月에서 기인하고
하늘에 총총한 별들辰宿에게서 찾는다
어렸을 때는 무심코 읽었던 글이
다시 보니《천자문》도 창세기부터 시작한다

내가 아는 어느 수녀님은
《천자문》을 접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천자문에서《성서》시편Ps., 을 떠올리고
시편에서 천자문을 떠올리신다는
그녀의 짧은 한 마디 말씀에서
천자문의 가치가 은근히 잘 드러난다
어쩌면《천자문》첫머리부터 시작되는
하늘과 땅, 시공간, 천문학 세계 때문일지 모른다

공간空間이 없음이 무간無間이고
시간時間이 없음이 무간이며
인간人間이 없음이 무간이다
하늘과 하늘이 널려 있더라도
하늘天體과 하늘 사이 공간이 없다거나
때時刻와 때時刻는 분명 있는데
때와 때를 잇間는 시간이 없다면 어떨까
사람人과 사람人은 세상에 그득한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간間이 없다면
이를 인간世 세상上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의상조사《법성게》는 어떠한가
법성게는 우주의 나열에서 끝나지 않고
우주에 담긴 하나一와 모두一切
많음多과 하나一의 세계를 살펴나간다
나와 우주의 관계를 하나와 모두로 풀고
우주와 나의 관계를 많음과 하나로 풀되
이들 관계의 조절자 간間을 놓치지 않는다
의상조사는 공간을 먼저 다루고
이어서 시간을 하나하나 살펴나간다

의상조사는 시간을 얘기하고 있다
그의 시간관을 살그머니 들여다보자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
구세십세 모든시간 이리저리 엉켰으나
어지럽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뚜렷하네'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1915~2001)이
1949년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언급한
우주탄생의 기원 대폭발Big-Bang이야기,
이 엄청난 이야기가《법성게》에 실려있다
우주宇宙universe가 무엇인가
공간宇space과 시간宙time의 짜임새다
의상조사는 그의 시《법성게》에서
우주의 최초 빅뱅사건을 공개하고
이어 시공간의 인과적 고리를 풀어나간다

프레드 호일경은 성철性徹 선사가 아니다
돈오돈수頓悟頓修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정상우주론자正常宇宙論者'였다
단 한 순간도 정상우주론을 떠나
다른 우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이였다
우주는 신이 만들어놓은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여긴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입에서 빅뱅Big-Bang이 터져나왔다
그 가설이 마침내 물리학계에 자리를 잡는다

아! 그런데 어쩌랴!
프레드 호일 경이 1949년 빅뱅을 터뜨리기
대략 1,300년 전쯤 신라에 의상조사가 있었다
그는 이미 그때 그의 시에서 빅뱅을 얘기했다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라고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데
내일은《법성게》시계를 거꾸로 돌려볼까

-----♡-----
대폭발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https://ko.m.wikipedia.org/wiki/%EB%8C%80%ED%8F%AD%EB%B0%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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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017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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