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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상조사법성게34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11-12 [05:26] 조회 73
 
기포의 새벽 편지1034
의상조사법성게34
동봉


존재와 시간(2)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
구세십세 모든시간 이리저리 엉켰으나
어지럽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뚜렷하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

앞서 이미 얘기했지만
사이 간間 자에는 크게 4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시간時間time이고
둘째는 공간空間space이며
셋째는 인간人間people이고
넷째는 무간無間inferno이다

시간時間의 알갱이는 때時刻고
간間은 때時刻와 때를 이어주는 고리다
때 시時 자는 시간을 뜻하는 날 일日 자와
공간을 뜻하는 절 사寺 자로 되어있다
날 일日 자는 하나의 입 구口 자에
한 일一 자가 들어있다고들 보고 있으나
입 구口 자 둘이 움직이며 포개진 것이다
이는 옛사람들이 태양을 바라보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에도
태양은 위치를 옮긴다는 것을 안 것이다

따라서 날 일日 자에는
시간이 디졸브dissolve 되어있다
어쩌면 '디졸브'란 표현보다는
오버랩overlap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짧은 시간과 시간의 흐름 이미지를
약간씩 맞물려가며 겹치는 날 일日 자에
리얼하게 담으려 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럼 오버랩과 디졸브는 어떻게 다를까
이는 영화 편집에 관한 용어로서
오버랩과 디졸브에 관한 차이를 알고나면
영화보는 재미가 배가倍加될 것이다

이를 알파벳 순으로 얘기하면
첫째 디졸브는 합성合成 화면이다
동일한 사건의 연속성에 놓인 게 아니라
같은 사람의 전혀 다른 모습을
겹치기로 합성하여 내보내는 편집기술이다
둘째 오버랩은 끝나는 앞 장면과
이어지는 화면이 겹치게 하는 편집술이다
따라서 오버랩이 동일한 등장인물에
장소를 달리하여 겹침이라면
디졸브는 등장인물의 옛날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겹쳐 보여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날 일日 자는 시간 오버랩이다
이처럼 시간日이 오버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이미지화한 것이
다름아닌 때 시時의 소릿값 절 사寺 자다
한 치寸 두 치寸 공간土의 이동을 통해
시간이 경과됨을 보여주는 글자다
날 일日 자 쓰임새가 시時 말고 또 있을까
문 문門 자에 들어가면서 사이 간間이 된다
따라서 사이間라는 뜻은 몇 가지가 있다
문짝門과 문짝門 사이 햇살日이 파고드는
작은 틈새를 가리키니 공간의 뜻이다

문짝과 문짝이라는 공간 틈새에
햇살日을 끼워넣어 시간 틈새를 보여준다
시간日 빠진 공간門은 존재하지 않고
공간門 빠진 시간日도 있을 수 없다
온전한 '사이 간間' 자를 이루려고 한다면
공간門+시간日이란 등식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공간空間의 공空은 어떤 뜻일까
우주宀는 끊임없이 팽창八하고 있다
137억년 전 대폭발Big-Bang로 인하여
시공간space-time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우주는 팽창을 멈추지 않는다

꾸웅工~ 꾸웅工~ 하는
우주宇宙 마이크로micro波
배경복사음背景輻射音을 지닌 채 말이다
이 배경복사음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137억년 간의 우주 마이크로 파波다
의상義湘은 이 엄청난 이야기를 던진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라고
137억 년은 헤아릴 수없는 오랜 겁이다
이 오랜 겁이 어디에 담겨 있을까
바로 한순간一念에 즉卽해 있다

'한순간'은 띄어쓰기 '한 순간'이 아니다
반드시 붙여쓰기 '한순간'이다
왜냐하면 무량겁을 간직했기 때문이다
《금강경》<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의
일체一體도 띄어쓰기 '한 몸'이 아니라
붙여쓰기 '한몸'이기 때문에
모든 중생을 동관同觀할 수 있다고 했듯이
여기서도 '일념一念'은 '한 생각'이 아니며
붙여쓰기 '한생각'도 아니다
이 때는 '생각 념念'으로 새기지 않고
반드시 '시간 념念' 자로 새겨야만 옳다

생각 념念 자는 마음심밑心에
소릿값인 이제 금今 자를 올려놓았는데
'기억'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만일 짧은 시간을 표현할 때는
부수 마음심心보다 소릿값 이제금今이다
숫자 개념일 때는 '스물'이란 뜻이 있는데
이 또한 수량의 스물이 아니라
'스무 하루' '스무 이틀' 할 때의
그 '스물'에 해당하므로 으레 시간 개념이다
이를테면 오늘이 음력 9월 24일인데
구월九月 염사일念四日로 쓸 수 있다

팔정도八正道에 정념正念이 있는데
'바른 생각'이 아닌 '바른 기억'이라고 한다
정사유正思惟의 '사유'는 '생각'인데
정념의 '념念'은 기억으로 푼다
하지만 시간 개념에서는
생각 념念 자를 '시간 념'으로 푼다
소릿값 '이제 금今'이 시간인 까닭이다
따라서 '무량원겁즉일념'에서 '일념'은
'한 생각'이 아니라 붙여쓰기 '한순간'이다
왜냐하면 시간 개념은 길고 짧음을 떠나
완벽하게 '하나'로 이어진 까닭이다

무량無量은 헤아릴量 수 없음無이다
헤아림의 소재가 무엇이었을까
농경사회에서는 땅土이고 전답田이었다
마을里 개념도 농토田가 중심土이다
농경사회에서 농토 없는 마을이란 없다
이는 제철소에 쇠붙이가 없고
목공소에 나무가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마을里이란 농촌田土 그 자체다
그러므로 농촌에서 헤아릴 게 있다면
햇빛 양日을 충분히一 받은旦 쌀이다

농경사회에서 기준은 돈貨幣이 아니라
소와 닭 돼지였고 농산물이었다
그러므로 헤아린다量는 것은
일조량日을 충분一하게 받은 농산물이다
이 농산물은 어디서 올까
논밭田土을 떠나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
농사짓는 이들이 천하의 큰 근본일 때
농산물로 헤아릴 수 없다면
무엇으로 가늠量의 근간을 삼겠느냐다

오랜遠 겁劫이라 했는데.
얼마나 오래 되었으면 오랜 겁일까
불교는 1겁을 56억 7천만 년이라 한다
지구의 나이 46억 5천만 년에 견주면
10억 2천만 년이나 짧은 시간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곧잘 주장한다
"지구령地球齡이 곧 1겁이지"라고
56억 7천만 년이 얼마나 기나긴 시간일까
비유를 드는 게 어쩌면 빠를 듯싶다

손톱 자라는 속도가 3.8cm/y이다
매년 3.8cm라 해도 젊은 사람에 한하고
나이가 들면 3cm/y에 겨우 턱걸이한다
매년 3.8cm 손톱 자라는 속도도
10억 2천만 년이면 38,760km다
지구 3개를 포갠 거리에서 약간 넘는다
그렇게 줄인 상태의 지구 나이만 계산해도
46억 5천만 년이면 17만6700km다
지구령으로 줄여 1겁을 잡더라도
손톱이 자라는 길이는 17만 6700km다

아예 빅뱅이 일어난 최초 우주로부터
137억 년간 손톱 자라는 속도로 환산하면
자그만치 그 길이가 520,600km로
지구 지름12,742km의 40배를 훌쩍 넘는다
다시 말해 137억 년이란 시간은
손톱이 자라는 속도로 천천히 가더라도
지구 40개를 포개 놓은 거리보다 더 멀다
이 장구長久한 시간이 어디에 들어있을까
바로 한순간一念에 들어있다는 논리다

수학자, 물리학자가 아니고서야
1,300년 전에 신라에서 살다간 의상이
짧은 한순간에 무량원겁이 들어있음을
어떻게 계산해내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의상이 살았던 1300년 전에는
90억 분의 1초까지 계산하는
세슘 원자 시계는 말할 것도 없고
해시계仰釜日晷 하나 없던 시대 아니던가
그럼에도 그는 그 짧은 한순간一念에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겁이 담겨있음을 밝혀냈다

시간과 공간에 관한 얘기는
내일도 그대로 이어진다
자, 어떻게 생각하는가!
불제자란 게 너무 기쁘지 아니한가!

-----♡-----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https://  ko.m.wikipedia.org/wiki/%EC%9A%B0%EC%A3%BC_%EB%A7%88%EC%9D%B4%ED%81%AC%EB%A1%9C%ED%8C%8C_%EB%B0%B0%EA%B2%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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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017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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