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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상조사법성게60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12-08 [05:43] 조회 12
 
기포의 새벽 편지1060
의상조사법성게60
동봉


능인이여, 해인이여!(3)
능인하신 부처님의 해인삼매 그가운데
마음대로 나타나니 불가사의 경계로다
생명위한 보배비가 허공중에 내리는데
중생들은 그릇대로 각자이익 얻는구나
능인해인삼매중能仁海印三昧中
번출여의불사의繁出如意不思議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

'마음대로 나타나니 불가사의 경계로다'
'번출여의불사의繁出如意不思議'
'번출繁出'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웜홀wormhole을 떠올리곤 한다
웜홀의 웜worm은 벌레의 뜻이다
지렁이, 회충, 모충, 구더기 따위 벌레다
홀은 으레 구멍으로 풀이되고 있다
개미나 벌이 나무 등걸에 뚫어 놓은 구멍
좀이 먹어 오래된 종이에 난 구멍들
이런 구멍이 다름 아닌 웜홀이다

어렸을 적 나는 초가집에서 살았다
도농복합시에 따라 원주시로 바뀌었으나
원성군 지정면 월송리 깊은 산중이었다
참나무 등걸 통나무 집이었는데
긴 우물돌을 척척 쌓아 우물을 만들 듯
통나무를 툭툭 잘라다 우물돌처럼 쌓았다
황토흙을 개어 안팎으로 치대 바르고
대충 얽은 문살에 한지를 발라 놓으면
그 얇은 한지 한 장으로 찬 바람을 막았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살을 에는 듯한 그 엄청난 추위를
창호지 한 장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웬걸 난데없이 찬바람이 들어와
도저히 추위를 견딜 수 없었다
창호지를 살펴 보니 좀이 먹은 한지였다
옆집에서 여러 해 전 구입해 두었던 것인데
종이가 필요하다니까 선물로 준 것이었다
한지에 뚫린 좀구멍은 아주 작았다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았고
아버지는 무심코 그 종이로 문을 바르셨다

이른 아침 아주 작은 바람에도
쐐~ 소리와 함께 세상 온갖 추위란 추위는
모두 몰고 들어오는 듯 싶었다
그러는 가운데 한겨울 아침해가 돋고
밝은 햇살이 창호지에 비추자
좀구멍은 그대로 천연 스펙트럼이었다
어쩌면 햇살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좀구멍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 속에
고물거리는 그 섬세하고 많은 먼지(?)가
어쩜 그리 잠시도 가만있지 않을 수 있을까

기껏해야 달랑 창호지 한 장에 막혀
방안으로 곧장 들어오지 못하던 햇살이
그토록 섬세한 먼지와 함께 좀구멍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옴을 보면서
나는 탄성歎聲을 질렀다
"아부지! 이것 보세요. 이 햇살 좀 보세요."
평소 조용하기만 하다고 여기셨는데
느닷없는 막내 아들의 탄성에
놀라신 분은 아버지셨고 옆의 어머니셨다
"녀석 하구는! 햇살이 그리 좋더냐?"
"네, 아부지, 이것 보세요, 어무이!"

번성할 번繁 자는 '번성함' 외에
흴 파, 뱃대끈 반, 날렵할 민繁 자로 새긴다
여기에 날 출出 자를 뒤에 덧붙여
의상 스님은 '번출繁出'이라 송하셨는데
오늘날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다
사전辭典, 자전字典에 나오지 않는다 하여
있을 수 없는 말이라거나
또는 뜻을 간직하지 못한다거나
아예 성립이 불가능한 단어는 아니다
사전에 없는 단어도 얼마든 있을 수가 있다

번성할 번繁 자에 담긴 뜻으로는
번성하다를 비롯하여
많다, 무성하다
번거롭다, 복잡하다
잇따라, 자주 있다, 뒤섞이다, 바쁘다
대개, 대부분 따위와
마소의 배에 걸쳐 조르는 끈, 뱃대끈
말 목덜미에서 등까지 나는 긴 털, 말갈기
희다, 성의 하나, 날렵하다
올빼밋과의 새, 올빼미의 뜻이 들어 있다

실타래의 뜻을 나타내는 실사糸 부와
소릿값을 지닌 민첩할 민敏 자로 되었다
말의 갈기에 붙이는 장식을 비롯하여
장식이 많다는 뜻에서 전轉하여
많다, 성하다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관련된 한자로는 번성할 번緐 외에
많을 번䌓 자가 있으며
번성한 번繁 자와 많을 번䌓 자는
소릿값 민敏 자 오른쪽이 더디올 치夂 자냐
몽둥이 수/창 수殳 자냐일 뿐이다

실糸이 실패殳에서 풀려나와
엉클어져 많아每 보이는 모습으로 인해
번거롭다, 많다의 뜻을 지니고 있으나
자주每 실糸이 엉킨다夂는 뜻에서
복잡하다, 일이 어지러워지다를 비롯하여
엄청나게 많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하여 번출繁出의 뜻이 좀 지나치긴 하지만
오히려 복잡하고 어지럽기 때문에
더욱 정리 정돈을 갈구하게 된다
복잡해지면 머리가 지끈 아파오는 게 맞다

드넓은 우주 공간에서
블랙홀black hole과 함께
화이트홀white hole을 연결하는 통로
이를 보통 웜홀wormhole이라 한다
마치 창호지에 난 좀구멍과 같다 할 것이다
우주의 시공간 벽에 난 구멍이다
웜홀은 빛까지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블랙홀 반대편에서 그것을 뱉어내는
화이트홀의 연결 통로로 여겨졌다
하지만 화이트홀 존재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른바 블랙홀에서 블랙홀로 연결되는
순간 이동 통로일 것이라 보고 있다

블랙홀은 회전하면서 물질을 빨아들인다
싱크홀처럼 움직임이 없는 고정된 홀에
지나가다 툭툭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강력한 회오리를 일으키면서 빨아들인다
지상의 회오리는 물체를 뱉어내지만
우주의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블랙홀은
회오리를 통해 물체를 빨아들인다
이것이 웜홀로 모습을 바꾼다
웜홀은 '시공간 통로'라고도 하는데
시공간을 잇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웜홀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구멍의 지름이 10^-33cm라고 한다
나노미터를 나노미터로 쪼개고
이를 다시 나노미터로 잘게 쪼갠 뒤에
그 조각을 다시 나노미터로 쪼갠 크기가
웜홀의 지름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 단지 '나노미터'만으로도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 하는데
이 나노미터를 네 번에 걸쳐 쪼갠 조각이다

10의 마이너스 33승 미터가 아니라
10의 마이너스 33승 센티미터라고 하면
구멍hole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설까 요즘은 웜홀을 인정하지 않는다
웜홀이라는 논리가 필요없을 뿐 아니라
웜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추세다
블랙홀의 기조력起潮力 때문일지 모른다
기조력이란 달과 지구의 조력潮力인데
달의 끌심引力과 지구의 멀어질심斥力이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일으키는 힘이다

차라리 창호지에 난 좀구멍은
웜홀에 비하면 상상 밖의 크기라 할 것이다
100억 배에 100억 배에 100억 배는 더 크다
그러기에 좀구멍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토록 밝고 화사하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그 작은 창호지 좀구멍도 그러한데
능能하고
인仁하고
고요寂하고
잠잠默하며
깨어覺계시는
서가모니 부처님의 해인삼매이겠는가
아! 얼마나 장엄하고 얼마나 다채로우냐!

번출繁出에 담긴 뜻은 다채로움이다
잔잔한 바다海에 투명하게 비친印
천삼라天森羅 지만상地萬象이
마음 먹은대로如意 그들 모습을 드러내니
화엄華嚴의 세계가 얼마나 다채로우냐
'화엄'은 꽃華으로 꾸몄다嚴는 뜻이다
어떤 꽃으로 꾸몄을까
연꽃으로만 꾸몄을까
불, 보살, 연각, 성문들로만 꾸몄을까
화엄의 세계는 온갖 들꽃으로 꾸민 세계다

화엄 세계는 사성육범四聖六凡
모든 생명 삶의 숨결로 꾸며진 세계다
연꽃을 보통 불교의 꽃이라고 한다
하나 화엄의 꽃은 연꽃의 한계를 벗어났다
모든 물이 바다에 들어가면 동일한 짠맛이 되듯
민들레든 엉겅퀴든 해바라기든 장미든
모란이든 매화든 애기똥풀이든
어떤 꽃이든 화엄 세계에 들어오면
한결같이 불교의 꽃이 된다
내용물이 중요하다
황금 그릇도 흙을 담으면 흙 그릇이고
흙 그릇도 감로를 담으면 감로 그릇이다

-----♡-----
웜홀 -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9B%9C%ED%99%80
-----♡-----


12/08/2017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log-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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