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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범망계본032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8-02-12 [04:45] 조회 2305
 

기포의 새벽 편지-1126
법망계본032
동봉


스님네 갈마 짓기作僧羯磨(3)
보통 주고 받는 대화체로 하되 진솔하게
교수사가 묻고 유나維那가 답합니다

문 : 대중이 다 모였습니까?
답 : 이미 다 모였습니다.
문 : 화합합니까?
답 : 화합합니다.
문 : 대중이 모여 화합함은 무엇을 위함입니까?
답 : 보살계를 설하여 포살하기 위함입니다.
문 : 보살계를 받지 않았거나 부정한 이는 나갔습니까?
답 : 보살계를 받지 않았거나 부정한 이는 없습니다.
문 : 보살계 수계와 청정을 위임한 이가 있습니까?
답 : 어느 것도 위임한 이는 없습니다

교수사가 짓는 마무리 갈마 한 마디
"있다면 여법하게 위임한 사실을 말하고
없을 경우 모두들 잠자코 계십시오."
-----♡-----

"우리 아저씨 수계증도 함께 주십시오."
나이가 제법 지긋한 노보살님이
아사리 앞에서 빠르게 입을 열었습니다
"거사님 수계증도 함께 달라고요?"
갈마를 맡았던 스님이 물었습니다
"네, 스님. 제가 지난 번에 접수했습니다"
"아, 수계법회에 거사님도 올리셨군요?"
주위가 시끄럽다 보니 목소리가 높습니다
"네, 스님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뿐만이 아니라니 뭔가 다른 게 있나요?"
"네 스님, 울 아들도 둘이나 접수했습니다."

한국불교에서는 신기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아들이나 딸은 말할 것도 없고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를 비롯하여
외손자 외손녀까지 수계를 대신 받습니다
하물며 영감님이며 이저씨겠습니까
영감은 노보살이 자기 남편을 지칭함이고
아저씨는 중년여인의 남편 호칭입니다
강원도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지요
어떻게 아저씨하고 같이 사느냐는 겝니다
강원도에서 '아저씨'는 친척이며
항렬이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계열입니다

아저씨는 보통 5촌 이상 홀수 촌수지요
친삼촌, 친고모부를 비롯하여
친이모부는 절대 아저씨가 될 수 없습니다
5촌부터 해당하기에 당숙이 아저씨고
재당숙 삼당숙이 모두 아저씨며
당고모부 당이모부 외당숙이 아저씨입니다
그보다 먼 촌수는 당연히 '아저씨'이며
장가 안 간 총각은 '아제'입니다
세상에 어떻게 '아제'와 같이 살며
어떻게 '아저씨'하고 같이 산단 말입니까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이런 생각도 합니다
'혹시 개 족보?'

참고로 말씀드립니다만
영남에서는 남편을 '아저씨'라 부르더군요
요즘 젊은이들 호칭으로 보면 '오빠'지요
아저씨는 그래도 5촌 이상이지만
오빠는 2촌 4촌 이상의 같은 항렬이니
아저씨보다 휠씬 가까운 근친상간이지요
오빠와 함께 사는삶 생각하면 아뜩합니다
말세末世는 그야말로 말세입니다
'어떻게 오빠와 같이 산단 말이냐'입니다
하긴 세상이 다 '강원도 촌수 문화'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아저씨' '오빠'란 호칭은
아내가 남편을 남 앞에서 지칭할 때고
남편은 아내를 '아줌마' '누이'라 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집사람'을 아내로 삼아 살아가는데
아내는 오빠와 살고 아저씨와 삽니다
아내 쪽에서는 분명 잘못 사는 것이지요
그건 그렇고, 아저씨 계를 대신 받을 수 있나요
보살계와 포살을 대신 받을 수 있습니까
자식 입에 밥 들어 감이 행복이라지만
보살계와 포살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내 합격合格의 기쁨이 아니라
아들 합격을 나의 합격처럼 기뻐하듯
수계도 대신 받고 대신 느낄 수 있습니다
남편의 보살계나 포살을 대신 받고
아저씨 보살계나 포살을 대신 받으며
아들 딸 수계를 대신 받을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함께 기뻐하는 마음과 달리
이는 그저 위임받은 심부름일 뿐
당사자와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왜 거사님 계를 대신 올리고 대신 받습니까?"
노보살님이 답합니다
"네, 스님. 저희 아저씨가 죄가 많거든요"
"죄라니, 거사님에게 어떤 죄가 있습니까?"
"지 몰래 부적절한 죄를 쪼매 지었거든요."
"보살님 몰래 바람을 피웠습니까?"
"네 스님, 한두 번도 노상 그리 살았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부처님 앞에 나올 것이며
어떻게 계를 직접 받을 것이며
어떻게 청정을 피력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얘기는 간단합니다
죄 짓고 파계한 자가 몸소 참여해야 합니다
때를 씻으려면 물에 들어가야 하고
빨래를 말리려면 햇살을 쬐어야 하며
용서를 구하려면 당사자에게 찾아가야 하고
배가 고프면 몸소 먹어야 합니다
사람에게 죄를 짓고 하느님에게 빌고
폭력을 휘두르고는 부처님에게 기도하지만
그러나 남을 대신하여 밥을 먹을 수 없고
목마른 사람 대신하여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남편 대신 나와 계를 받고 포살하며
자식을 대신하여 뉘우칠 수는 있습니다만
계가 받아지고 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남편 대신 고백성사를 할 수 있나요
자식의 죄를 대신 고백告白할 수 있나요
이는 직접 나와 신부님에게 고해야 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신부님에게보다
피해 입은 당사자에게 찾아가 고백함이고
당사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함입니다
죄는 A에게서 짓고 B에게 참회하는 것보다
A에게 지었다면 A에게 용서를 구하고
B에게 잘못했으면 B에게 엎드림입니다

이 '스님네 갈마짓기'에서는
이러한 위임委任 패턴이 보입니다
몸소 부처님 앞에 나서기가 쑥스러우니까
아내에게 어머니에게 위임하며
남편에게 자식에게 위임하는 것입니다
세상 일에는 위임할 수 있는 게 있듯
위임으로는 절대 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밥 먹고 물 마시고 배설하는 일 따위는
어떤 경우도 대신할 수 없지요
결혼식 장례식 죽음을 대신할 수 없듯
수계식과 포살도 절대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런 뜻에서'갈마 짓기'는 합리적입니다
보살계를 대신 받으라 위임받았거나
깨끗하지 못함을 위임받은 자는
보살계와 포살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교수아사리 갈마법이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관공서 일을 대신하거나
은행 일을 대신하거나 하는 것은
누구나 어디서나 위임이 가능한 일입니다
남편 대신 운전을 하고
아내 대신 밥 짓고 설거지하는 일도
누구도 어디서도 위임할 수 있고
또한 위임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계작법羯磨과 포살작법作法은
어떤 경우든 대신할 수 없습니다
때로 자손의 기도를 대신하고
아내나 남편의 기도를 대신하고
조상 천도재를 자손들이 올리는 일 따위는
대신할 수 있으며 위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수계와 포살은 위임이 불가합니다
여기 '스님네 갈마 짓기'작법에서
중요 테마theme는 위임의 불가성입니다
해당되지 않는 이는 나가라는 것이지요

다른 것은 다 이해할 수 있으나
위임받은 수계
위임받은 청정
위임받은 포살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얘기합니다
"나는 죄를 짓지만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절에 나가 내 대신 다 참회합니다
나도 인간이기에 잘못을 저지릅니다
한데 아내가 부처님 전에 열심히 기도합니다
나는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라고요
그런데 부모와 아내가 백 번 참회함보다
자신이 몸소 한 번 뉘우침이 더 소중합니다

예나 이제나
부처님 당시나 오늘날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대신하고 위임하는 법은 늘 같습니다
그러기에 갈마에서 교수사는 얘기합니다
보살계를 받지 않은 자와
청정을 위임받은 자는 나가라고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자는
어떤 신분 어떤 생명도 포살 참석이 가능하나
위임받은 자는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어떻습니까
포살 갈마법이 참으로 재미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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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588216444576814&id=10000165421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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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2018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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