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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심경 강원
제목   반야심경 이야기073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09-11 [03:23] 조회 612
 
기포의 새벽 편지-972
반야심경073
동봉


정종분正宗分(44)
계연제界緣諦의 자리(19)
눈의세계 없거니와 의식계도 마저없고
무명또한 없거니와 무명다함 마저없고
노사또한 없거니와 노사다함 마저없고
고집멸도 사성제도 공속에는 하나없네
无眼界乃至無意識界无無明亦无無明盡
乃至无老死亦無老死盡無苦集滅道
-----♡-----

고苦의 세계가 중생계라면
멸滅의 세계는 부처님 세계다
멸이란 중생고衆生苦의 진멸盡滅이다
중생의 괴로움은 3고苦 4고苦 8고苦로서
세 가지, 네 가지, 여덟 가지 괴로움이다
이들 괴로움을 모두盡 없앰滅이 진멸이다
이들 괴로움의 쏘시개는 번뇌煩惱다
백팔번뇌를 뛰어넘어 팔만사천번뇌이고
팔만사천번뇌를 뛰어넘어 다함없는 번뇌다
번뇌와 더불어 사는 자는 모두가 번뇌다

번뇌煩惱는 번뇌를 끌어들이고
진멸盡滅은 더욱 더 진멸을 끌어들인다
이는 선지식은 선지식을 모여들게 하고
불한당은 불한당을 계속 만들어냄과 같다
불한당不汗黨의 뜻이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땀흘리지 않는 무리들이다
남들은 농사짓고 장사하고 열심히 일하는데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뒤통수 치는 자들이다
이를 우리는 강도라 하고 깡패라 한다
부처 옆에는 부처요 중생 옆에는 중생이다

누군가가 대문 밖에 던진 쓰레기 봉투 하나가
끊임없이 쓰레기 봉투를 불러들인다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이곳은 대문 옆이랍니다
부탁합니다."
그러나 쓰레기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점점 쌓여만 갔다
주인은 궁리 끝에 쓰레기를 말끔히 치운 뒤
예쁜 꽃 화분을 가져다 놓았다
그 뒤로 쓰레기는 사라졌다고 한다

번뇌로 인해 괴로워하는 자에게
번뇌는 끊임없이 다가와 그를 괴롭힌다
생각을 바꾸어 부처님의 미소를 떠올리며
우아하고 화사한 표정을 지으면
주위는 온통 밝은 표정으로 가득 찬다
그래서일까 불행은 불행을 데려오고
행복은 끊임없이 행복에 행복을 데려온다
고苦를 없애고 멸滅의 세계를 불러오려면
고를 없애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곧바로 멸의 세계를 추구追究할 일이다

그렇다면 멸滅은 어떤 세계일까
사성제 중 셋째 멸제滅諦nirodha satya다
고통의 소멸에 관한 진리를 가리키며
괴로움 원인의 완전한 소멸에 관한 진리다
고통의 원인인 갈애渴愛를 비롯하여
아집我執과 나아가서는 잘못된 집착妄執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통찰하는 것이다
고통의 원인이 완전히 소멸된 상태를
열반涅槃이라 하고 해탈解脫이라고도 한다
이는 깨달은 거룩한 부처님의 세계다

꺼질 멸/멸할 멸滅 자에 담긴 뜻을 보자
범어 '니로다nirodha' 속에
이미 담겨 있는 의미와 견주었을 때
한자의 멸滅 자가 제대로 전달하는지 보자
멸滅 자에는 꽤 다양한 뜻이 들어 있다
멸할 멸滅 자는 꺼질 멸滅 자로도 새기는데
꺼질 멸로 새기는 게 불교의 멸과 더 가깝다
그리고 꺼질 멸/멸할 멸滅 자에는
이수변冫에 쓴 꺼질 멸㓕 자도 있고
간체자로서의 꺼질 멸灭 자도 함께 쓰인다

꺼질 멸滅 자를 파자하면 아래와 같다
1. 물氵로 씻어 깨끗하게 한다
2. 불火로 태워버린다
3. 주살弋로 쏘아 없앤다
4. 창戈으로 찔러 무찌른다
5. 얼음冫으로 얼려버린다
6. 불火을 덮어一 꺼灭버린다
7. 한 쪽丿으로 아예 밀쳐버린다
8. 역시 창戊=矛으로 무찌른다
9. 개戌가 와서 통째로 먹어버린다

이 밖에 대여섯 가지로 더 파자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이것으로 만족하고 생략한다
아무튼 꺼질 멸/멸할 멸滅 자 한 글자 속에
'니로다nirodha'의 뜻이 다 담겨 있을지 모른다
불교의 멸은 그냥 단순한 멸이 아니라
고요할 적寂 자가 앞에 놓인 적멸寂滅이다
위경으로도 너무나 잘 알려진《원각경圓覺經》
3번째 챕터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에
'원각보조적멸무이圓覺普照寂滅無二'가 있다
이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해석은 대개 현토懸吐를 따르고 있다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멸寂滅이 무이無二라' 라고 토를 달아
'원각圓覺이 두루普 비추照니
적寂과 멸滅이 둘二이 아니不다'로
달리 생각할 것도 없이 간단하게 풀어내고 있다
퇴옹 성철 대종사의 종정법어도 이에 준한다
그런데 이 해석이 과연 올바른 해석이냐다
잘라 말斷言하건대 이는 원각의 뜻이 아니다
원각의 뜻은 이렇게 얼버무림이 아니다

한자는 토吐를 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영어에 토를 달아 읽지 않는 것과 같다
어디 영어뿐이겠는가
모든 외국어에는 토라는 것이 없다
심지어 현대 중국어에도 토란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한문을 쉽게 이해시키려
모든 한문 문장에 토를 달아 읽는다
어린이 교재《小學》《明心寶鑑》정도라면
토도 달고 삽화도 넣을 수 있겠으나
중고등 과정의《論語》《孟子》를 비롯하여
심지어《大學》《中庸》따위도 토를 달았다

토를 다는 게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토를 달면 토 단 사람의 생각을 따라간다
생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없다
한데《圓覺經》<第三普眼菩薩章>에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멸寂滅이 무이無二라'라고 하여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아예 막아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종정법어조차도 이를 따를 수 밖에
그런데 나는 이를 이렇게 풀이한다
'원각圓覺에는 보조普照와 적멸寂滅이 둘이 아니다'로

분명하게 얘기하건대 원각圓覺의 세계는
고루固陋하거나 고루孤陋하지 않다
원각에는 성성惺惺의 세계 보조普照만 있거나
적적寂寂의 세계 적멸寂滅만 있는 게 아니다
이 두 가지가 늘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조와 적멸이 원각에서는 하나다
이처럼 매우 확연한 이치를 버려 두고
'원각圓覺이 두루普 비춘照다'하고
적멸寂滅을 나누어 적과 멸이 둘이 아니라니
잘못 되어도 정말이지 한참 잘못된 것이다

보조普照와 적멸寂滅은 대칭이 되지만
적과 멸을 나누어 대칭화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원각의 세계는 묘유妙有로서의 보조普照와
진공眞空으로서의 적멸寂滅이 하나다
이를 분리시켜 둘로 보지 않는다
가령 부처님 열반에 적멸만 있고 보조가 없다면
그야말로 부처님의 해탈 열반은 몰가치하다
부처님 세계는 대적大寂의 세계이면서
또한 대광大光의 세계이기에
이를 한 데 묶어서 대적광大寂光이라 한다

내가 해인사에 몸을 의탁한 이듬해
그러니까 1976년 여름 치문반緇門班 때다
당시 같은 반 동갑내기 대일스님과 함께
해인사 대적광전大寂光殿 앞에서
"아! 대적광전이여! 참으로 놀랍다!"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대일 스님이 물었다
"대적광전 간판에 무슨 깊은 뜻이 들어있남유?"
내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네, 대일스님. 제가 출가하길 정말 잘했네요.
오늘 이 대적광전을 만나려고 그랬나 봐요."

대일 스님은 내가 워낙 크게 감탄하니까
오히려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나 보다
그는 오른손으로 머리에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아이구! 정휴스님. 뭐 잘못 드신 거 아닌감유?"
내가 정색을 하고 얘기했다
"보세요, 스님, 고요寂하면서 빛光나는 곳殿
그것도 아주大 거룩한 곳이잖아요!"
사성제의 멸滅의 세계는 적멸寂滅의 세계다
그러나 그 적멸에는 보조普照를 머금고 있다
대적광大寂光 세계가 그대로 해탈 열반 세계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09/11/2017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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