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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심경 강원
제목   반야심경 이야기097
이름 동봉스님 날짜 2017-10-07 [05:38] 조회 353
 
기포의 새벽 편지-998
반야심경097
동봉


결분結分(12)
즉설주왈卽說呪曰(3)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帝揭帝 般羅揭帝 般羅僧揭帝 菩提僧莎訶
-----♡-----

가자!
가자!
저 언덕으로 가자!
저 언덕으로 함께 가자!
깨달음이여!
영원하라!

[1]. 반야주의 범어 발음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2]. 반야주의 범어 표기
gate gate pāragate pāra-saṃgate bodhi svāhā
[3]. 일본어 소리 옮김 발음
갸테이 갸테이 하라갸테이 하라소우갸테이 보우지소와까
[4]. 고려대장경본 소리 옮김 발음은 어떨까?

옛 사람들이 불경佛經을 한역漢譯할 때
옮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다 옮기고
옮길 수 없는 내용들은 그냥 읽도록 했다
그래서일까 고유명사 가운데
범어 발음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사리불, 목건련, 우바리, 수보리 따위도
뜻 옮김意譯이 아니라 소리 옮김音譯이고
반야, 바라밀(다), 선禪을 비롯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소리 옮김이다

불제자가 가장 많이 부르는 '부처님'도
범어 붇다Buddha가 불타佛陀로
불타가 다시 부테 부텨 등으로 내려오다가
마침내 부처가 되고 '님'자를 덧붙여
역사상 가장 거룩한 이름 '부처님'이 되었다
인칭대명사 뒤에 '님'을 부치는 나라는
지구상에 그리 많지 않다
일본이 '사마'나 '상'을 붙여 경칭을 삼고
우리나라에서는 '님'을 붙여 경칭으로 쓴다

'님'자의 쓰임새에 대해
어떤 때는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본디 자기 직계 가족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님'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예다
이를테면 열린 공간 남들 앞에서
자기 아버지 어머니를 높여부르고자
'우리 아버님' '어머님' 따위로 호칭하는데
그것이 예법에는 어긋난다는 걸 잘 모른다
여기에는 반드시 기준이 있다

아내의 어머니를 '장모님'이라 부르고
남편의 아버지를 '아버님'이라 부르는 것은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가 아니고
나를 길러주신 아버지가 아닌 까닭이다
마찬가지로 친형제 친남매의 경우
'큰 형' '둘째 형' '작은 형' 이라든가
'큰 누나' '작은 누나' 등으로 부를 수 있으나
'큰 형님' '작은 누님' 으로 부를 수는 없다
이처럼 '아버지' '어머니'로 부름이 옳다

심지어 어떤 경우 방송에까지 나와
자신의 남편을 소개하며 '선생님'이니
'박사님'이니 하고 게다가 '하시다'를 붙여
극존칭의 언어로 표현하는데 예가 아니다
부부夫婦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언제 어디서나 동격이기 때문이다
단 두 사람이 있을 때만큼은 예외로 친다
그러나 '스승님'이나 '선생님' 등은
'님'자를 붙이는 게 맞다
나 개인의 스승이며 선생이 아닌 까닭이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어떠한가
부처님은 개인의 세계를 벗어난 분이다
인류의 스승이시고 생명의 리더시다
개인의 부처가 될 수 없으시되
낱낱 중생들에게 다가가시는 분이다
워낙 거룩한 분이시기에 '님'이 가능하다
비록 개별 부처라 해도 '님'자를 붙인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호칭 문화이지만
아무튼 문화는 문화 자체로 소중하다

우리가 쓰는 용어 가운데
라디오radio나 TV의 경우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은 채 그대로 쓴다
중국인들은 라디오를 radio 외에
서우인지收音机shouyinji로 번역하고
텔레비전을 television/tv 외에
디엔시电视dianshi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어디 예를 하나 들어볼까?

가령 '필수아미노산'을 얘기할 때
가운데 '아미노amino'를 빼고 앞 뒤의
필수必需와 산酸은 다 한자에서 가져왔다
전체 영어 essential amino acids가
'필수'는 한자에서 빌려왔으나 한글로 쓰고
'아미노'는 영어이나 역시 한글로 표기하고
'산'도 한자이지만 역시 한글로 표기한다
차라리 한자로만 표기하던가
영어로만 그대로 표기하던지 하지
글자는 다 한글인데 실제 우리말이 아니다

이에 비해 '반야주呪'는 순수하다
범어로 된 주呪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소리대로 중국어로 음역하고
한글로 음역하고
일본어 등으로 음역하고 있다
음역이기 때문에 나라마다
발음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담긴 뜻은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다
뜻 옮김은 문화에 따라 달리 받아들이지만
소리 옮김은 나라와 문화에 관계가 없다

다시 말해서《반야바라밀다심경》내용이
'관자재보살'로부터 '즉설주왈'까지는
번역하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아제아제'에서 '모지사바하'까지는
어떤 경우도 담긴 뜻이 결코 바뀌지 않는다
주呪, 진언眞言, 다라니陀羅尼 따위는
기본적으로 원어 발음으로 읽는다
원어 발음이라 해서 필히 범어만은 아니다
처음 생겨났을 때의 그 언어가 중요하다

동학東學이라 일컫는 천도교에
도 닦는 이를 위해 제시한 주문이 있는데
내용은 한자를 빌려 쓴 주문이다
따라서 번역이 가능하지만 그대로 왼다
나는 80년대 중반 종로 대각사에 머물 때
인근에 있는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천도교 동학에 대하여 열심히 연구하면서
반야주 만큼이나 열심히 외웠다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

이 주문에는 범어로 된 다라니도
진언도 주문도 없지만 주의 법칙을 지킨다
번역할 수 있지만 번역하지 않고
한문으로 된 주문 그대로 외우도록 한다
따라서《반야심경》의 풀이한 반야주보다
반야주 자체를 그대로 읽기를 권한다
반야주라고 해서 어찌 의미가 없겠는가
담긴 의미를 생각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능하다면 의미도 깊이 생각하라

과거와 미래에 대해 집착하다 보면
지금now 여기here를 잊어버릴 수 있다
과거와 미래를 생각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어느새 흘러 지나가버린 과거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즉의 법칙'이 담고 있는 진리는
바로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즉의 법칙'이 정말 멋지지 않은가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帝揭帝 般羅揭帝 般羅僧揭帝 菩提僧莎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帝揭帝 般羅揭帝 般羅僧揭帝 菩提僧莎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帝揭帝 般羅揭帝 般羅僧揭帝 菩提僧莎訶

-----♡-----
참고로 말씀드리면 그동안 글을 쓰면서
'반야바라밀다'의 한문 음역 가운데
'般若波羅蜜多'의 '밀蜜'을
습관처럼 유통본에 따라 '밀密'로 썼는데
고려대장경본에 의거 '밀蜜'로 바로 잡는다
-----♡-----


10/07/2017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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